소망하는 건 말리지 않지만, 마음에 밀려 일을 그르치지만 말도록 해. 헛된 신념은 네 눈을 멀게 하고 부정한 진실은 언젠가 네 발목을 잡을 테니까. (어리석다. 당신을 보고 떠오르는 감상이다. 당신의 마음을 백분 이해하나, 다른 것도 아닌 우리의 목숨이 걸린 문제가 아니던가.) 어떻게? 글쎄, 오히려 묻고 싶은데. 너는 마마의 손을 잡고 귀신들의 접시 위에서 춤을 추고 기니쉬 속에서 헤엄치고 싶은 거야? 아니면, 어떻게라도 살아남고 싶은 거야. 만약 후자라면 네 어중간한 태도는 접는 것이 좋을 거다. (라며 조금은 아플지도 모르는 말을 거리낌없이 제 입 밖으로 던져 낸다. 하지만 이곳의 멍청이들이라면 괜찮다며 등을 토닥이기만 할 테니,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해야겠지.) 그동안 해오고 봐온 것들이, 이제는 뒤에 있으니까 앞으로 나아가는 거다. 추억은 지금이 아닌 과거이기에 추억인 거니까. 하우스의 아름다운 과거는, 아름다운 과거야. 이제는 잔혹한 현재를 바라봐야지. 그래야 미래에 발을 들일 거 아냐. (당신의 손을 대충 잡아서는 제 장갑 하나 끼워준다. 조금 헐렁거리려나? 무심한 손은 그것을 배려하지 않았기에 조금 흘러내릴지도 모르겠다. 뭐, 제 장갑은 여러 개니 하나쯤 주는 것은 상관 없으리라. 그리 생각하며 중얼댔다.) 걱정 마. 내가 너 하나 놓칠 멍청이로 보여? 너 말고 나를 믿어라. 너 하나쯤은 내가 끌고 갈게. 알다시피 내 물건 하나는 내가 기가 막히게 챙기는 사람이라, 대신 잃어버리거나 망가뜨리면 화낼 거다. 알지? 이끌리다가 내 발목 잡고 같이 넘어지지만 마라. (라며 퉁명스레 대답합니다. 더는 입을 열지 않고 그저 녹색과 파란 눈은 당신을 응시할 뿐입니다. 저라고 이런 짓이 즐거울까요. 마마와의 정은 아직도 그를 멈칫거리게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는 과거를 더욱 짓밟습니다. 침착함을 꾸며 내 씁니다. 그것이 그가 살아갔던, 그리고 살아갈 방법이겠지요. 당신에게도 그에게도 가혹하지만, 그는, 11살의 그는 어리지만, 우리들 사이에선 어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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