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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로그/창세커

의문

당신의 말을 듣자 복잡했던 머릿속이 갑자기 이상토록 비어지는 느낌이다.

 

자신의 영리함과 재능 있는 나, 라는 타이틀에 취해 사는, 다른 이들과 그 자신의 인정과 칭찬으로 세워진 그의 자존심과는 다른, 무조건적인 당신의 자기애는 꽤나 새로웠다. 그리고 그 새로움은 그에게 터없는 불쾌감으로 느껴졌다. 그 불쾌감은 어쩌면 자신은 가질 수 없는 무한하게 당신에게 샘솟는 자존심에 대한 시기질투일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그는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불쾌감을 그대로 당신에게 물어 낸다.

그는 입술을 슬쩍 짓씹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당신의 말을 듣는다. 자신의 성취감과 승리감이 아닌 남의 슬픔과 절망을 원한다니,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적어도 당신이 원하는 것이 제 절규와 분노. 오열이라면 절대로 그것만큼은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확실한 것은, 여기서, 흥분하면 정말로 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인내심을 다해 침착함을 끄집어 낸다.

(*그림 지인 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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