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픈 인생을 가진 사람들은 날 보면 아니꼬와하거든. 꽤나 슬픈 일이야. 서로를 이해하는 데 꼭 똑같은 배경을 가져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나 봐. 난 그들을 이해하고 싶지만 그들과 똑같은 삶을 살고 싶은 건 아니니까. 나의 이상이, 이런 생각이 가끔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이들이 있고, 그럼에도 난 그들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난 이 길을 옳았기에 선택하지 못했어. 그렇다기에는 내가 너무나도 겁쟁이라서. 내가 이 길을 선택한 이유는 행복해지고 싶어서야. 그리고 나의 행복 안에는 너희가 있어. 그렇기에 나는 너희를 놓지 못해. 뒤따라오지 못하는 말들은 입 아래 굴려 목구멍 너머로 삼킵니다. 그대로 다물린 입술은 호선을 그리며 별이 반짝이는 얼굴 아래 달을 띄웁니다.
너와 얘기하니 조금 말이 통하는 것 같아 기쁘다. 난 아쉽게도 현실에서는 눈을 돌려버리는 비겁한 사람이라서, 바라보는 것도 꿈꾸는 것도 원하는 것도 전부 이상뿐이지. 그럼에도 그것이 나답다고 생각하여 행하고 있어. 내 이상에는 너희가 함께해서, 누군가가 죽어나갈 거란 상상 따위는 없어서. 우리가 이기면, 내가, 내가 도와줄게. 네 이상을 아니까, 어떻게든 네가 짊어져야 하는 것들을 나눠 들어줄게. 네 머리카락 위에 새파란 물을 부어버리고 분홍빛 꽃을 피워줄게. 네 잘못을 늬우친다면, 사과한다면, 죗값을 치룬다면, 그 이후의 미래를 우리는 상상할 수 있을 거야.
당신의 말에, 침묵합니다. 자신도 느꼈습니다. 세상에는 힘없는 자들의 말은 귀 기울여주지 않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요. 지배받은 자들이 지배하길 원하고, 지배하던 자들은 그들을 탄압하고. 그럼에도 당신을 막아서려는 이유는 그것은 여전히 그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네가 영원하지 못하기에. 네가 아무리 옳은 이상을 가졌어도, 그 신념을 세상 위에 세우려 찍어내려도, 언젠가 너보다 강한 자가 나타나면, 혹은 너의 신념이 혹여나 오랜 기간 따뜻한 빛을 쬐어 썩어 문드러진다면, 나이 들어 죽는다면 또다시 반복될 지옥이니까. 그거 알아? 사람은 약해. 몇천 몇만 년 전 그들이 그들보다 강한 동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던 건 그들이 강해서가 아니었어. 그들은 사랑하였고, 배려하였고, 협력하였고, 이해했어. 우리는 그런 생물이야. 얼마든지 그럴 수 있어. 우리는 지배가 아니라 평등 속에서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 난 믿어, 너희를 믿고, 나아가 마법사들을 믿고, 나아가 모두를 믿어. 그리고 그걸 만들어나갈 수 있을 나를 믿어.
당신의 말을 씁쓸하게 웃어넘깁니다. 이런 자신이 옳을까요? 끊임없이 고민하지만 모르겠습니다. 그는 그저 그릇된 것만을 알 뿐입니다. 제가 보기에, 당신은 옳지 않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당신도 저도 옳다고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별, 별. 밤하늘에 장식된 아름다운 별. 천문학 수업은 대충 들어 넘겨 저 별이 무엇인지도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 채로 목이 아파도 꼿꼿하게 세워 바라보게되는 것. 잉크를 채워 엎어내린 장 위에 점점히 박힌 새하얀 얼룩들을 바라보다 새까만 잉크에 흠뻑 젖어버립니다. 숨이 막히는 것은 지금 우리가 새까만 바다 한가운데서 바싹 마른 채로 목말라 죽어가고 있기 때문일까요. 반이나 뜯겨나간 일기장의 한 페이지에 잉크를 부어내리며 그는 말라붙은 입을 달싹이며 흐르지 않는 눈물에 녹아내립니다
별은 죽는 순간 가장 찬란해서, 쪼그라들어 그 빛을 잃겠지. 네가 그걸 가진 이상 네가 죽는다면 그 별은 이미 별이 아닐걸. 죽음을 상정하지 마. 얼음이 녹아서 물에 적셔진다면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려버릴 한낱 스티커가 되어버리겠네. 그럼에도 네가 그걸 내가 돌려받기를 원한다면 돌려받을게. 그때가 된다면 영원히 넌 내 안의 한 개의 별로 빛나겠구나. 내가 죽는다면 내 별은 네가 전부 가져주겠니? 내가 죽는다면 그 스티커들이 가장 잘 어울릴 사람은 네가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