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맞으나, 남들도 가끔 맞으니 의견이 다르면 들어는 보자'
그의 좌우명이었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대화는 그 생각에서 시작되어 계속되었으니까요. 본질적으로 그는 당신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당연한 문제였습니다. 아이는 언제나 사랑 가운데 자랐으며, 유명세 없던 신의 방해는 언제나 한계가 있었고, 두려움보다는 보호와 안온 사이 특별함을 원하던 그는 자신의 말과 다른 의견은 모쪼록 무시하고 제 듣고 싶은 말만을 듣기를 우겼으니까요. 그의 대적신은 영향력이 적었고, 아이는 상대적으로 안전했으며, 그리 청소년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의 의견을 들으며 공감하고 조언하는 것은,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애써 묻던 과거가 잠깐 스쳐지나갔기 때문이며, 당신을 부름으로서 당신을 친구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의요? 내가 예의 같은 거 따질 사람으로 보이나요? 가끔은 무례해져도 좋아요, 렌쉬야. 상대방이 정색한다면 사과해야겠지만. 나는 오히려 좋아요. 자네라니, 너무 딱딱하고 멀어 보이잖아요? 나는 당신을 꽤 멋진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죠.
그의 자신감은 자만감으로 번지기 직전의 무언가와도 같았습니다. 그러니 듣는 이에게는 희망보다는 의구심을 주겠지요. 뜬구름 잡는 소리와도 같아 자세함과 상세함을 원한다면 실망할 정도로 두루뭉실합니다. 그는 꿈꾸지 않습니다, 다만 눈앞의 소원을 잡아채려 바둥거릴 뿐. 그러나 그는 자신을 사랑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사랑하는 이를 사랑합니다. 사랑은 기이하게 믿음으로 뻗어나갑니다.
확실히 그래요. 세계의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신. 당신이 두려워함을 알아요. 나 또한 그를 두려워해요. 우리는 그들의 대적對敵자이나 동시에 단순히 대적자者일 뿐입니다. 우리에게는 한계가 있음이 명확하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많은 것은 제한됩니다. 우리는 많은 것을 빼앗겼지만 앞으로 빼앗길 것은 훨씬 더 많을 거에요. 우리를 보호하는 이들조차 우리에게 짐을 지워요. 신에게 종속된 이능을 빼앗아 휘두르는 자들, 신의 권역을 침범하는 이들, 인간의 독립성을 상징하는 이들. 우리는 이름으로 불리기 이전에 이능력자라 불리고 신의 대적자라 불립니다. 어디 하나 의존할 곳 없어요.
잠시 말을 끊습니다. 그러나 하나 있지 않나요. 우리가 의존할 곳. 서로가 서로를. 다만 뒷말은 이어나가지 않습니다. 그저 얼굴에 단조로이 떠오른 어딘가 결연하면서도 장난스럽고, 진지하면서도 미묘한 미소를 계속 띄울 뿐이죠. 약간의 침묵, 그리고 쾅- 발을 굴러 보이더니만. 다시 말을 이어나갑니다.
둘 다 맞아요. 타협할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함과 동시에 더 나은 내일을 보장한다는 전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나의 뒤틀린 일상 따위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일상을 빼앗겼고, 이름을 빼앗겼고, 평온과 평범을, 재능과 기회를 빼앗겼고, 이 모든 것이 망할 신의 보이지도 않는 '영역'을 침범했기 때문입니다. 인간 모두가 누리는 햇빛을 렌쉬까가 누리지 못하듯 말이죠. 그러니 나는 타협하지 않아요. 나는 언제나 내가 빼앗긴 만큼을 돌려주는 사람이니까요. 그들이 다시는 내 것을 빼앗지 못하게 하고 싶으니까요. 그리고 그들의 방해가 없는 내일, 당신이 직사광선 아래서 느끼는 감정이라곤 눈이 부시고 더워지는 분위기에 나는 짜증일 뿐인 그런 내일을...불가능하더라도 꿈꾸게 하는 것만은 당연하지 않나요? 그러므로 당신에게 원하라고 속삭이는 것 뿐이에요.
내가 태연할 수 있음은 내가 살아갈 내일에 내가 서 있음을 확신하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아직 약하고 어려요, 다만 동시에, 그 말은 우리가 성장해나갈 것이라는 뜻이죠. 우리에게는 시간이 주어졌어요. 모래시계를 뒤바꿀 시간이요! 나는 신의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일상을 만들어나갈 능력을 갖출 거에요. 나를 믿어요. 나의 옆의 친구들을 믿고, 선생님을 믿어요. 그래서, 나는 태연해요. 모든 사건을 즐거움으로 받아들일 거에요. 그들이 어떤 목적으로 나를 위협하여도 나는 그것이 방해로도 협박으로도 느끼지 않게끔.
당신은 멋진 사람이에요, 렌쉬까. 두려워함에도 나서길 고민하니까요. 그러니 걱정 말아요. 나는 엄청나게 단단해요. 바람에도 휘지 않아요. 그러나 그대로 부러져 버린다면 일어서기까진 한참 걸리겠죠. 그러니 숨더라도 내 뒤에 숨어 줄래요? 나뭇가지 한 개는 부숴도, 열 개는 못 부수니까요. 몇 년이 걸려도 좋아요. 몇십 년이든, 좋으니 절대로 꺾이지 않을게요. 내가 하고픈 것을 이뤄내고, 당신이 하고픈 바를 이루도록 도울게요. 당신에게, 내 모든 걸 다해 친절할게요. 이거면 될까요? 당신이 원하는 것은.